Peter.B 2012. 4. 9. 10:01



오늘은 일기쓰기에 대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어린시절(초등학교) 그림일기 및 일기쓰기 숙제를 해보셨을 것입니다.

학교에 입학을 하면 우선 글을 배우고, 글쓰기 실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일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기쓰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가 지나면 거의 대부분은 쓰지 않게됩니다.

이유는 아마도 일기쓰기의 시작이 숙제로 시작했기 때문에

외부의 압력(선생님의 숙제)이 사라지면 써야할 이유가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죠.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에 인문학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마이클샌델 교수의 '정의란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한국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사고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은 그 동안 지극히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고 만들어온 사회입니다.


사실 현재도 스페셜리스트(일명 전문직)라는 사람들이 기득권 층을 만들고 있지만

적어도 기업에서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서 영역을 넘나드는 인재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4년 전 웅진그룹의 공채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했을 때, 신입사원을 맞이하는 팀장들에게 설문을 돌린 적이 있습니다.

최근 신입사원들의 강점 및 약점에 대한 것이었는데

대다수의 팀장들은 신입사원의 강점은 언어(외국어)를 꼽았고

약점으로는 기본기, 인문학적 소양, 사고하는 법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즉, 현재의 대학교육이 취업을 위한 하나의 관문으로 전락하다보니

이 시스템에서 자라온 아이들이 위와 같은 강,약점을 갖게 된 것입니다.


사실 기업에서 외국어가 크게 쓰이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가 외국어를 위주로 공부를 해왔는데, 정작 전장에서는 쓸 수 없는 무기가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기업에서 강점으로 들어나는 것들은 

기획적 사고, 창의적 사고 등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의 바탕이 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풍이 불었던 것이지요.


서론이 무척 길었습니다.

제가 서론에 인문학이며 최근 기업의 신입사원들에 대한 얘기를 한 이유는

일기쓰기가 위에서 언급한 사고하는 법을 무척이나 향상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우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몇 배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냥 단순히 다독을 한다고해서 글빨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왕도가 없기 때문에 짧은 글이라도 자주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쓰기의 연습에 '일기'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일기쓰기의 시작


저의 일기쓰기는 무척 단순한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시계를 좋아하며 시계관련 인터넷 카페를 자주 들어갔었는데 그 곳에서 '만년필'에 대한 글을 접하고

그 글을 계기로 '만년필'에 빠져들게 됩니다.

펜을 사니 무엇이라도 쓰고 싶어지더군요. 그런데 하루 중에 펜을 들고 무언가를 쓸 기회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그래서 뭐라도 적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일기쓰기' 였습니다.

한참 펜과 노트에 빠져 있을 시절이라서 일기장도 고가의 노트인 '몰스킨'을 구입했습니다.

그 덕분에 일기에 대한 애착이 커졌고 현재는 4권째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2007년 5월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다음달이면 5년이 되어가네요.

첫 해에는 1년에 1권정도씩 써나가다가 4권에서 노트를 바꿨는데, 이 노트의 질감이 좋지 않아 손이 잘 가지 않게 되어 현재 약 2년 정도 쓰고 있습니다.

도구도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지요^^





일기쓰기로 얻게 된 것


일기를 쓰게 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고가의 만년필이며 노트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마다

많은 돈이 들었어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면서 더 큰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다고 얘기할 정도로 일기쓰기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1. 긍정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는 하루의 시작을 일기쓰기로 합니다.

회사에 출근하면 차를 한잔 마시며 일기를 쓰면서 어제를 뒤돌아보고 오늘에 대한 다짐을 적곤 합니다.

이 시간이 저에게 큰 의욕을 심어주어, 저의 일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더군요.


2. 글빨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짧은 글을 쓰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졌습니다만, 현재는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업무관련 잡지에 아티클도 쓸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학교생활 12년 동안 단 한번의 글짓기 관련 상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글쓰기의 문외한이었습니다.


3. 개인 브랜드에 도움이 됩니다.

아침마다 일기를 쓰는 모습이 회사 동료들에게 인상적이었던 모양인지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지금도 '일기쓰는 남자'라고 말할 정도로 개인브랜드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 만큼 요즘 일기를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4. 과거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게 됩니다.

가끔 집중이 안될 때면 예전 일기장을 꺼내 읽곤 합니다. 추억에 휩쌓이기도 하고, 일기장에 적혀있는 다짐을 보면서 다시금 힘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들이 예전의 사건들과의 연결을 통해서 떠오르기도 하구요.






일기쓰기 습관 정착을 위한 조언


일기쓰기가 정착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제가 활용했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일기 쓰는 시간을 변경하자.

  보통 일기는 밤에 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성인들은 저녁 시간에 항상 약속이 있기 때문에 일기 쓰기가 자주 중단되게 됩니다. 초기에는 무조건 일기를 쓰는 것이 중요하므로 아침 시간으로 변경해서 일기를 써보시길 권장합니다.


2. 일기쓰는 시간을 정해두자.

  1번과 함께 변경된 시간을 '일기쓰기' 시간으로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기간이 흐르면 주위사람들 까지도 그 시간은 일기를 쓰는 줄 알고 방해를 하지 않게 됩니다.


3. 일기장을 낙서장이라고 생각하자.

  제가 대학을 다닐 때 '과방(학생회실)'에는 '날적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냥 무지 노트인데 이게 무한 사상을 자극하는 공간이었죠. 일기장에 대단한 내용이 들어가야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기쓰기는 중단되고 맙니다. 그냥 낙서장이라고 생각하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아무거나 적어보세요.


4. 가끔 예전 일기장을 보자.

  사고라는 것이 신기하게도 연결되어 새로운 사고가 떠오르곤 합니다. 예전 일기장을 가끔 읽는 것만으로 상당히 창의적인 생각,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5. 문장에 신경을 쓰자.

  어느 정도 일기쓰기 습관이 정착이 되면 문장에 신경을 써보십시오. 우선 본인 필체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한 주에 하나씩 고쳐나가보는 겁니다. 이것만으로 충분한 글쓰기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6. 좋은 도구를 사용하자.

  고등학교 시절 반복되는 일상이 무척 지겨웠다. 하루 종일 몇 과목의 책을 돌려가며 공부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게 쉽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활용했던 방법 중에 한가지가 좋은 문구류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문구류 사용하는 재미 때문에 더 집중이 잘 되었던 기억이 있다. 마찬가지로 일기장이나 펜을 좋은 것으로 사용하면, 그것을 사용하고 싶어서라도 자주 일기를 쓰게된다. 굳이 고가의 펜, 노트가 아니더라도, 의미가 담긴 물건을 활용해보길 바란다.





글을 마치며


저는 웅진그룹에서 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조직원들의 공통역량(직무기본) 교육을 담당하며 많은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는데

조직원들이 열광하는 과목들 중 대부분이

기획력, 기획서 작성법, 비즈라이팅과 같은

사고하는 방법과 사고를 통한 결과물을 '글'로 잘 표현하는 방법에 관한 교육과정입니다.

그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역량을 키울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겠지요.

'일기쓰기'는 위의 교육보다도 더 사고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훈련하기에 좋습니다.

오늘부터 일기를 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