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첫 사랑을 마무리하며!!
2004년 10월 4일 웅진코웨이에 입사하면서 웅진그룹과 저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ROTC로 전역을 앞두고 HRD(기업교육) 직무로 취업하고 싶어 한 군데도 지원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전역 후에 운 좋게 웅진코웨이 교육기획팀에 처음으로 입사지원을 했고 합격까지 했습니다.
합격 발표 후 추석이 끝난 첫 근무일인 10월4일에 출근을 하기까지 그 기다림이 어찌나 길던지,
그 때의 설레임이 무척 컸던 것 같습니다.(솔직히 지금 그 느낌을 온전히 되살리기가 쉽지 않아 표현이 어렵네요)
부족한 저를 알아봐준 첫 회사였기에 애정이 컸고, 그래서 무척 열심히 일했습니다.
3년 후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그룹인재개발원 직무공모에 지원하였습니다.
인재개발원에서의 2년 9개월은 HRDer의 희노애락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운 좋게도 HRD의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이 또 왔지요.
조직 이슈로 인해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웅진패스원 직무교육사업본부로 그룹교육 일부를 이관해야했고
그것을 담당하기 위해서 한개 팀이 이동을 해야했습니다.
누가 대상자가 될지? 모두가 숨죽이며 눈치를 봤었죠?
그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 팀장님께서 이동 하시기로 결심했다는 한 마디
"너한테 처음으로 말하는거야!"
일주일간 고민 끝에 모두가 말렸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웅진패스원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었죠.
입사 7년차에 팀의 막내가 되었고, 새로운 회사 그것도 그룹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의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이들이 좋았기에
인재개발원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일들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경험했습니다.
덕분에 'OOO' 라는 개인브랜드에 큰 도움을 받았구요.
그리고 2년여가 흘러 제가 믿고 이동을 결심했던 팀장님이 갑작스레 퇴사하시고
생각지도 못했던 팀장의 길을 가게됩니다.
그것도 3개 팀이 하나로 합쳐진, 전혀 다른 조직에서 일해온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영역을 갖고 시작했죠.
회사생활 9년 중 가장 다이나믹한 1년 4개월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웅진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제가 몸 담았던 인재개발원은 조직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웅진패스원은 KG그룹에 매각이 되었습니다.
KG그룹에 매각된 후 6개월 동안 조직이 심하게 요동침을 경험했고
CEO의 철학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했고
웅진그룹의 기업문화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년 4개월간 리더십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고, 팀 운영에 대한 제반사항에 대해서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은
일반적인 HRDer가 평생 경험해볼 수 없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HRDer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소속한 조직에 대한 로열티(사랑)라고 말합니다.
HRDer로서 9년을 웅진과 함께하며 사랑을 점점 키워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웅진그룹은 역사의 뒤로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그 곳에서 경험한 9년이라는 시간은 제가 HRDer로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줬습니다.
2013년 9월을 끝으로 웅진그룹과의 사랑을 마무리하고
티켓몬스터 인재개발팀에서 새롭게 제2의 조직생활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계속해서 배워가는 HRDer가 되겠습니다.
p.s 첨부된 사진은 저희 팀원들이 송별회 때 써준 손편지입니다. 요즘 마음이 심란해서 조용히 옮기려는 마음이 컸는데, 짐정리 중 손편지를 보고나니 9년간의 첫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썼습니다.
개인적인 다짐이라 생각하시고, 뒤에서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