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1일
웅진패스원 직무교육사업본부 아카데미사업팀의 론칭과 함께 나는 팀장이 되었다.
어린 나이에 주어진 기회였기에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가며 경험적으로 배우는 인생의 진리 중 하나.
무슨 일이든 힘을 빼고 여유를 갖고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지난 1년간의 팀장의 경험은
힘을 빼는 것, 내려 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지난 1년 간을 돌아보며 느낀 점들을 주저리 적어보고자 한다.
1.팀 비전 수립 및 일방향 정렬
팀으로 일을 하는 것은 개인보다 팀이 가진 힘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이 개인보다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야만 한다. 그래서 신임팀장이 가장 먼저 취해야 할 것으로 팀의 비전 수립 및 전파이다. 우리 팀은 3개 팀이 합쳐졌을 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백그라운드가 제 각각이었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나 신임팀장이 되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어왔던 것이 화근이 되었다. 비전수립 및 전파는 시기가 중요하다.
그리고 비전수립 시에 팀원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끌어내야 한다. 아쉽게도 나의 경우에는 이 부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 내가 가진 교육사업에 대한 생각과 시각이 팀원들의 그것과 간극이 너무나도 컸다.
2. R&R의 명확한 수립
팀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갈등을 수반한다. 그런데 갈등의 대부분은 R&R의 혼재로 인해 생기는 경우이다. 물론 한국인의 정서와 특성상 완벽하게 R&R을 수립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R&R을 구분하고 팀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선포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R&R의 문제점을 들어내고 수정을 거쳐야 한다. R&R을 선포하고 합의할 때 중요한 한 가지는, 팀원들 개개인이 나에게 주어진 R&R을 책임지겠다는 서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 경기를 비유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일명 구멍이라는 것이 생긴다. 팀의 일원 중 실력이 부족하든, 성실함이 부족한 포지션이 하나 생기면 상대편은 그곳을 집중 공략하게 된다. 그럼 다른 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의 포지션을 비워두고 그곳을 보강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다른 곳에 구멍이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 개개인은 본인에게 주어진 R&R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노력을 해야하며, 만약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빠르게 팀장에게 알려 문제가 커지기 전에 다른 팀원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그라운드 룰의 수립
팀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원하는 최소한의 것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생각하는 원칙과 기준이 다르기에 그라운드룰을 함께 수립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팀원 개개인이 본인의 생각을 조금 접어두고 물러나야한다. 모두가 본인의 생각을 고집하면 그라운드 룰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팀장은 최소한의 그라운드룰을 정하고 팀원들과 합의해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4. 적절한 하이어라키의 수립
이상하리만치 한국인들은 하이어라키를 싫어한다. 그러나 한국인의 특성상 조직에서 하이어라키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한국인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한가지는 글로벌한(주로 미국) 기업들이 flat하고 자유분방한 조직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수박겉핧기식으로 글로벌한 기업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2번째로 언급했던 명확한 R&R에 기반해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평가에 의해 엄격한 책임이 주어지는 곳이 글로벌 기업들이다. 평소에는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와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그런 기반이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하게 하이어라키의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특히 팀의 규모가 10명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하이어라키를 어떻게 수립하느냐가 팀 성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팀장은 항상 시어머니가 되어야 하며, 회사는 말 그대로 시월드가 되버리는 것이다.
5.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수립
비슷한 연령대에 비슷한 성향, 비슷한 조직문화를 겪어온 이들이 모여 팀을 이룬다면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들은 그렇게 구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팀의 규모가 10명을 넘어간다면 이 부분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필자는 신입시절부터 가장 싫었던 두 가지가 있었다. 계획되지 않은 회식과 주간업무보고이다. 계획되지 않은 회식의 경우 선약을 깨야한다는 것 때문에 싫었고, 주간업무보고의 경우 개인적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툴이 있음에도 보고를 위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시간을 소비해야했고, 나는 그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장이 된 후 다른 팀과 다르게 우리 팀에는 회식과 주간회의가 없었다. 참 사람이라는 동물이 이상하게도, 회식을 줄이고 팀원들의 선약을 배려하니 모두가 함께 모이는게 쉽지가 않았다. 자연스레 모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커뮤니케이션이 약해졌다. 커뮤니케이션이 약해지니 개인이기주의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직에서 생기는 문제들 중 상당수는 사람에게 있다기보다 시스템과 문화에 있는 경우가 많다.
1년의 경험 후 지난 주부터 주간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모두가 모이지 않아도 가벼운 회식을 늘리려고 마음먹고 있다.
지난 1년간 모자란 팀장 생활하면서 내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정리해보았다. 물론 위에 제시한 5가지 외에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이는 추후 시간을 내서 다시한번 정리해보기로 하겠다.
1년간의 첫 팀장생활은 성공이라기 보다는 실패였다. 그러나 실패의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다행히 나에게 아직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이 배려를 해주었으니 이 기회를 잘 살려보고자 한다.
지난 시간 부족한 팀장과 함게 동고동락해준 팀원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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