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다이어리

변화는 절실할 때 찾아온다.

Peter.B 2016. 2. 16. 07:30
지금시각 새벽 4시5분 잠에서 깼습니다.
지난 30년이 넘는 제 삶 속에서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일은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다시 잠에 들지 않는 경우는 손에 꼽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의 역할 변화"

지난 12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 후 제 삶에 큰 변화가 생겼지요. 퇴근 후 저녁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첫째와 놀아주거나 둘째를 안고 분유를 먹입니다. 그리고 첫째를 씻기고 함께 누워 재우는게 일상이 되버렸지요.
지난 2개월간 회사, 집을 오고가며 다른 스케줄은 생각도 못하고 책읽기, 글쓰기 등 모든 것에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한달여가 흐르고나니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회사 동료는 삶의 우선순위를 육아로 바꾸는 것을 해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압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 무언가를 소비하고 생산(마음의 먹고싸기)을 하지 않으면 살아있다 느끼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설 연휴, 주말 약 일주일간 집에 있으면서 쉼도 나만의 시간도 거의 없이 지내다보니 더 그런 마음이 강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아쉬운 저의 마음을 표현해보기도 했지만, 와이프의 마음에 섭섭함을 안겼을 뿐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다른 아빠들은 보통 아이들을 재우고 나와 일을 하더군요. 근데 전 아이와 누우면 제가 먼저 잠들어버립니다. 그리곤 이 세상으로 돌아오질 못하네요. 몇 번이나 와이프에게 부탁하여 시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내심 속으로 일찍 잠자리에 누우니 잠이 충분해지고, 내 마음이 절실해지면 새벽에 좀더 일찍 일어나게 되지는 않을까? 
사회 초년생 시절 ‘아침’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며 아침시간 활용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책을 사서 읽고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잠 자체가 많고 특히 아침잠이 많은 습관이 들어있기도 했지만, 일찍 잠에 든적이 없습니다. 잠시잠깐 유행에 따라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바로 아웃풋이 안나오면 나랑은 안맞나보네하고 포기해버렸던거지요.


“역할변화(절실함)이 준 변화의 선물"

첫째 아이와 보통 9시30분쯤 잠자리에 들어 30분 정도 스토리빔을 시청하게 해주고 뒤척이다가 잠드는 시간은 약 10시 30분 정도입니다. 보통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던 사람이니 취침시간이 상당히 앞당겨졌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30개월도 안된 아이와 수면시간이 동일했습니다.(심지어 저희 회사는 출근이 9시 30분입니다.)
그런데 취침전 늦의시간에 갖던 나만의 시간이 없어지자 그에 대한 필요가 느껴지기 시작했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한 달 이상 유지하니 새벽에 눈이 떠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만 3~4번 정도 새벽에 일어나 무언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절실함은 변화의 트리거입니다. 물론 절실함은 시작이며 이를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끌어주는 것은 환경을 변화에 적합하게 바꿔주는 것입니다.
평생동안 바꾸고 싶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던 아침(새벽)을 활용하는 삶을 이 기회에 유지해보려고 합니다. 이게 습관이 되면 대단히 좋은 개인의 변화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 첫째 아이가 깨 40분간 재우고 다시 나왔습니다.ㅎㅎ)




오랜만에 찾아온 혼자만의 시간이라고 욕심을 좀 부렸네요. 블로그에 글도 쓰고 싶고, 내 일기도 쓰고 싶고, 로희 로하 육아일기도 쓰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커피가 빠질 수 없죠. 새벽 4시에 핸드드립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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